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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가슴 따뜻한 땡포 박 붑 사냥 이야기 : 옥천포 김남용 후배님 분류없음2021-04-26 10:01:16

2007년 마지막 사냥 (2월 28일 맑음)

이번엔 생전 처음 가본 곳이다. 옥천포 선대 산소를 뫼신 곳이라는데 밭 위에 있는 산 음지쪽에 오르자마자 옥천포 검둥이가 냄새를 달고 나간다. 우리 ""은 반대편 산에서 헤매고 있을 쯤, "꽈드등!!!" 꿩이 나가는데 땡포 박은 천천히 들어 "!".

~? 그냥 간다. 그 때서야 부랴부랴 아내가 두방, 옥천포가 한방을 쐈으나 헛방이다.

옥천포가 소리를 지른다.

"개가 안 내려오면 또 있는 겁니다!" 말 끝나기가 무섭게 장선달 한 마리가 산을 넘어 간다.

"‘검둥이가 안 내려오면 또 있을지 모르니까 주의하세요!"

"꽈드등!!! 꺼겅껑껑!!!" 큰 비닐하우스를 타고 나른다.

옥천포가 제일 좋은 거리다. 우리는 옥천포에 맡기고 구경을 하는데, "!!" 한 다리가 축 늘어진다.

다시 옥천포가 "! !!". 몸에 맞아 간신히 하우스를 넘어가 떨어진다.

땡포 박, "!!! 축하합니다! 멋있어요! 오히려 명중이 됐으면 하우스 지붕 위에 떨어졌을 텐데!" 기가 막히다. 지금이 어느 때인데 떼 꿩이 나가느냐 말이다.

그런데 옥천포 검둥이이가 많이 늘었다. 꿩을 차례차례 한 마리씩 날려 주는 것을 보니 엄청 달라졌다.

다른 개 같으면 총소리에 흥분되어 한꺼번에 다 날려 버렸을 터인데.....

 

이번에도 정말 아껴 둔 곳인 듯, 4개월을 같이 다녀 보았으나 생전 처음 온 곳이다.

날이 따듯하여 음지로 골라 다니는데 항상 정확히 짚어 그저 놀랍기만 했다.

검둥이가 냄새를 달더니 산 위에서 한 녀석이 미리 나간다. 다시 바로 다음 골짜기.

검둥이가 냄새를 달며 왼 쪽 옆으로 나가자 나는 을 데리고 산 위로 뛰었다.

틀림없이 윗 쪽으로 몰릴 테니까. 역시 바로 짚었다.

능선을 타자마자 이 아래를 내려다보고 포인에 들어갔다.

"‘이 포인 했어요! 아래로 몰릴 터이니 조심...!" 말도 끝나기 전에 "꽈드등!!"

왼 쪽으로 높게 전속력으로 나간다. 땡포 박 재빨리 총을 들어 리드하다가, "!" 명중이다.

떨어진 곳을 자세히 살펴보고 있는데 또 나간다. 늦었다. 급히 쏘니 헛방이다.

또 나간다. 총알이 없다.

아래서 "타당! !!"하는데 떨어진 것은 하나도 없다. 우리들은 서로 마주 보며 히히덕 거렸다.

그런데 뒤에서 한 마리가 더 나갔단다. ~! 정말 지금이 어느 때인데 이렇게 떼 꿩이 일어나는가? 낱 마리로도 구경하기 힘들 때인데...... 그런데 못내 서운한 것은 아내 정포가 지쳤다고 차에 앉아 있을 때만 꿩이 나가는 거다.

 

이제 서글프게도 금년 사냥을 마감할 때다.

마지막 만찬은 이 땡포 박이 거하게 쏜다고 했더니 안내한 곳이 옥천에서 제일 맛 좋기로 유명한 한우집이다. 지난 일요일 옥천포, 국포, 최 기사와 넷이서 아주 맛있게 먹었던 집이다.

그런데 막상 옥천 포는 자기가 고기를 잘 굽는다고 자기는 잘 먹지도 않고 일일이 우리 접시에 올려 놔준다. 맛있게 드시라며, 언제 또 자기가 이렇게 서비스를 할 수가 있겠느냐며..... 우린 감격했다. 그리고 그동안 재미있었던 일, 땡포 짓 하던 일 그리고 흥겨웠던 일들을 얘기하며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이제 우리도 총을 영치(領置)해야 하기 때문에 떠나야 한다.

 

옥천포를 끌어안았다. 더욱더 꽉 끌어안았다.

우린 서로 볼을 비비면서, "고맙소! 고맙소! 우린 결코 당신을 잊지 않을 것이요!" "선배님! 건강하세유! 저도 선배님을 잊지 못 할거예유!"

어느덧 땡포 박 두 눈에는 눈물이 글썽글썽 하였다. 마음속으로 "눈물을 보이지 말아야지! 참아야지! 늙은이라 마음 약하다고 하면 안 되잖아!" 다짐을 하면서..... 아내 정포도, 나 땡포 박도 옥천포가 안 보일 때까지 손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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