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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가슴 따뜻한 땡포 벅 부부 사냥 이야기 : 땡포 박의 엽총들 분류없음2020-05-18 09:25:27

땡포 박, 그리고 엽총

 

그 동안 땡포 박에게 거쳐 간 엽총이 세 자루가 있다.

첫째 벨기에제 부라우닝 5연발, 둘째 스페인제 에이바 베롯타 수평 쌍대, 셋째 독일제 메르켈 수평 쌍

이다.

1965년 선친께서 신품으로 사 주신 엽총이 부라우닝(Browning) 5연발 5G.

이 총은 12ga. 28"이었는데 무게가 3.8kg이나 되어 상당히 무거웠다.

여기다가 총알 5개를 더 넣어서 가지고 다니니 더 힘들었다.

고장도 없고 총도 잘 맞아 그런 대로 만족했지만 무거운 것이 흠이었다.

초창기 시절인 (금렵 전 1972년 이전 )이 총으로 워커힐 사격장에서(그 때에는 태능 사격장이 없었음)

많이 연습을 했고 또 5연발이라 항상 속사(速射)가 몸에 배었다.

어떤 때는 옆으로 날아가는 꿩 한 마리를 보고 4발을 쏘아 잡은 적도 있었고 3발만에 잡은 꿩도 많았다.

한 번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나는 장끼를 쏘았더니 너무 가까이에서 명중되어 벼슬이 달린 목과 긴

리만 남고 몸통은 산산이 공중분해가 되는 웃지 못할 비극도 있었다.

 

1983년 다시 수렵을 시작할 때 개머리가 잘린 선친의 스페인제 명총 "에이바 베롯타"를 쏘다가 이

총이 안 맞아 몇주 후 다시 영치(領置)시키고 다시 부라우닝 5연발(5G)로 사냥을 했다.

개머리가 잘린 명총으로 사냥하여 하나도 잡지 못하다가 이 총으로 사냥을 하니 옛날의 전성기가 다시

찾아온 듯 꽤 꿩을 많이 잡아 서부 총포에서는 거의 이 땡포 박을 따라 올 엽사(獵師: 사냥꾼)가 없을

정도였다.

1983년 경남, 1984년 충북 사냥에 줄곧 서부 총포만 따라 다녔다.

1985년 서부총포에서 전남 첫사냥 때 전남 무안군에서 오전에 15마리나 잡아 10마리를 내놓은 일도

 있었다.

그 후 어머니의 간곡하신 청으로 이 땡포 박과 동생 박원장은 신당총포로 옮길 수밖에 없었다.

신당총포 김건철 사장님이 어머님 외사촌 동생이라 어머님께 부탁을 하셨던 것 같았다.

우리가 옮기니 자연스럽게 노한성 선배님과 김순기 엽사등 몇몇이 다 신당으로 왔다.

하루는 김건철 사장님(땡포 박 스승)께서 선친 명총은 어디다 두고 이 무거운 부라우닝을 쏘느냐고

물으시는 것이다. 사실 그 스페인 엽총을 선친께 알선해 준 분이 바로 김건철 사부님이셨다.

개머리가 짧아 조준이 안 된다고 하였더니 총을 고치라고 손총포(고 손한진씨: 지금 중앙총포 손정환

 사장 선친)를 소개해 주셨다.

손총포 대표인 손한진 사장님을 뵈니 자그마하고 아주 친절하셨다.

스페인제 총을 보시더니 그리 유명한 엽총은 아니지만 아주 견고하게 잘 만들어진 총이라 하셨다.

이 좋은 총을 왜 개머리를 잘랐느냐고 혀를 차면서 내 몸에 맞게 개머리를 잇고 또 개머리가 서양인에게는 맞지만 동양인에겐 너무 크다며 더 깎아 아담하게 손질을 해 주셨다.

또 총열이 꿩 사냥하기엔 부적합하니 총열을 호닝(총열 안을 더 넓히는 것)하고 총구가 너무 좁아 (full

choke) 좀 풀어야 된다고 총구를 더 넓히었다.

총열이 녹이 난 것도 착색(着色)하였다.

깨끗이 수리를 하고 보니 새 총이 되었다.

이젠 이 총으로 꿩을 못 잡으면 그건 당신이 실력이 없는 것이라며 열심히 연습하여 명포수(名砲手)

되라고 어깨를 다독거려 주셨다.

 

1985년 전남 사냥 후기 때 선친께서 물려받은, 깨끗이 수리된 엽총으로 다시 시작하려니 꽤 긴장이

 되었다.

더군다나 손한진 사장님의 격려의 말씀을 들으니 왠지 더 신경이 쓰였다.

1983년 첫 사냥 때 안 맞던 기억이 새로워 더욱 더 불안했다.

그러나 개머리 목이 아주 가늘어 손이 작은 사람도 편하게 잡을 수가 있어 총이 무거운데도(3.4kg)

혀 느끼지 못해 견착(肩着)도 가뿐히 잘 되었고 겨냥을 해 보니 눈에 쏙쏙 들어 왔다.

"됐다! 이만하면 문제없다!"하고 생각했지만 막상 실렵에 들어가니 너무 긴장이 되었다.

그러한 긴장도 잠시였다.

"부라우닝"을 쏠 때보다 더 신중히 쏘니 첫 발에 척 척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두 발 째 쏘는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이 총은 방아쇠가 두 개(double trigger)이므로 뒷 방아쇠를 잡아 당겨야 되는데 자꾸만 앞 방아쇠만

, 세번 계속 잡아당기니 총알이 나가나?

어쩔 수 없이 사격장에서 뒷 방아쇠로 쏘는 연습을 많이 하고 난 다음에야 익숙해 질 수가 있었다.

또 멀리 나가는 것은 뒷 방아쇠로 때릴 수 있어 아주 편리했다.

 

얼마 후 손한진 사장님께서 아드님 손정환씨와 함께 신당총포로 사냥을 나오셨다.

물론 전화로 총을 잘 고쳐 주셔서 감사하다는 수인사는 여러번 드렸지만 만나 뵈니 더 반가웠다.

그 날 꿩을 별로 잡지를 못하셔 고쳐 주신 총이 잘 맞아 꿩을 많이 잡았다고 두 마리를 드리니 얼마나

 기뻐하시는지 지금도 눈에 선하다.

"젊은이한테 총을 고쳐 주고 꿩을 선물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라 하시면서.....

1990년 이후 속사를 고친 다음부턴 부동의 톱 사냥꾼이 되었지만 이 땡포 박도 자꾸 나이가 드니

3.4kg나 나가는 총이 너무 무거워져 가벼운 총을 찾기 시작했다.

하루는 성동 총포에 "아타"라는 터키제 5연발 엽총이 인터넷에 뜬 것을 보았다. 무게가 2.5kg.

아내 정포수 총과 같은 무게이니 얼마나 가벼운 것인가? 아내 정포와 한 걸음에 달려갔다.

우선 성동총포사에 들어서니 최우남 사장이 반갑게 맞이하는데 전혀 장사꾼 같아 보이질 않고 매우

과묵하고 신사 같은 인상을 받았다.

그러나 "아타"라는 엽총을 보고는 실망을 했다.

총은 가볍지만 개머리 목이 굵어 손이 작은 엽사는 불리하여 오히려 실제 무게보다 훨씬 더 무겁게 느

꼈다. 더군다나 색갈이 너무 요란하여 꼭 장난감 총과 흡사하니 마음에 들지 않아 포기하려 하니 다른

엽총을 보여 주었다.

이름은 메르켈 50E(Merkel). 20ga. 27" 싸이드 플레이트(side plate) 수평쌍대.

무게는 2.83kg인 독일제였다.

눈에 쏙 들어왔다.

또 최사장은 똑같은 엽총인데 더 고급인 수조각(手彫刻)을 한 것을 보여 주었다.

더 마음에 들 수밖에.

아주 예쁘고 아담한 것이 정말 마음에 쏙 들었다.

그런데 가격이 보통이 아니었다.

기계조각은 7백만원, 수조각은 8백만원.

그냥 포기를 하고 돌아섰다.

 

귀가 도중 아내 정포는 총이 마음에 들면 이번에 아주 사는 것이 어떠냐고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너무 비싸 망설였다.

또 아내는 이번에 바꾸면 일생을 쏠 건데 눈 딱 감고 장만 하라는 거다.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우선 흥정을 해 보았다. 차 속에서 휴대전화로.....

너무 깎는다고 최사장은 메르켈 엽총의 새 주인이 아닌 것 같다고 점잖게 거절하는 것이 아닌가?

이 땡포 박도 오랜 장사꾼인데 점잖은 거절이 더욱 열을 받게 만들었다.

며칠을 망서린 끝에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 마침내 20041229일 그 메르켈 수조각 엽총을 손에 넣게 된 것이다.

200516일 전남 영광군 사냥 때 새 총에, 새 엽사가 태어난 듯한 흥분을 감출 수가 없었던 기

억이 남는다.

그러나 방아쇠가 두 개인 총으로 사냥하다가 이젠 다시 한 개인 것으로 사냥을 하자니 이번엔 예전과

반대로 두번째 쏠 때는 자꾸만 방아틀뭉치를 잡아당기는 것이었다.

즉 첫 발을 쏘고 난 다음 자동적으로 뒷 방아쇠를 잡아당기려 하니 자연히 방아쇠가 하나라(single

 trigger) 방아틀뭉치를 잡아당기는 꼴이 되어 한참을 고생하였다.

열심히 빈총으로 훈련을 한 후에야 적응이 되었다.

적응이 된 후로는 얼마나 잘 맞는지 또 먼 것도 얼마나 척척 잘 떨어지던지 너무 좋아 하루 종일,

 사냥을 나갈 때 마다 싱글벙글하니 아내가 혀를 찬다.

"아니? 그렇게 좋아요? 그걸 안 샀으면 어떻게 할 뻔 했어요?" 하고.

아직도 대 만족이다.

물론 더 멋있는 명총을 갖고 싶은 충동도 가끔 생기지만 금렵 때 총을 영치(領置)시켜야 되는 우리나

"총포단속법"이라는 현실 때문에 자제하게 만드는 것이다.

하여튼 이것이 모두 아내 정포수 덕택이다. 그 때 아내가 적극적으로 권유를 하지 않았다면 아직도 이

나이에 그 무거운 스페인제 엽총을 가지고 끙끙대고 있을 테니까..... 선친께서 물려주신 엽총은 큰 아

들한테 물려주었다.

큰 아들 준하(1968년생)가 이 엽총을 들고 우리 내외와 함께 사냥을 하는 것이 소원이다.

또 선친께서 막내아들(땡포 박의 막내 동생)<

29. 가슴 따듯한 땡포 박 부부 사냥 이야기 : 발로 잡은 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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