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형제 코를 납작하게 만든 아내 정포수 (2009년 2월22일 일요일, 흐림)

 사위가 회사 일이 너무 바빠 21일 하루만 같이 보내고 다음날인 22일은 동생 박 원장, 노 선배님과 합류를 했다. 아침을 먹으면서 연기군 남면 월산산업단지를 먼저 하고 그 다음에 건너편 동면 용호리로 가기로 하였다. 그러나 전날 누가 치고 나갔는지 꿩이 보이지를 않아 내가 산 정상을 타고 나가는데도 좀처럼 구경을 할 수가 없었다. 더군다나 이 곳을 한 다음에 우리가 하려고 하는 건너편 용호리에서는 계속 총 소리가 나니 너무도 속이 상했다. 오늘 사냥은 정말 꽝 칠 것 같은 예감에 씁쓸했다.

 할수없이 대한교과서 건너편, 밤낮 시비를 걸어오는 개 농장으로 갈 수 밖에 없었다. 헛 포인만 한 번 했을 뿐 역시 여기도 마찬가지다. 동생과 노 선배님은 오른 쪽 개 농장으로 향했고 나와 아내 정포는 곧장 왼 쪽으로 올랐다. 개 농장 쪽에서 우리가 있는 곳으로 치고 오자면 15~20분이 더 걸리므로 먼저 앞으로 나갈 수는 없었다. 우리는 오던 길을 되돌아 양지쪽 4~500평 쯤 되는 낮은 쑥대밭으로 향했다. 전에 여러 번 해 봤지만 장끼는 커녕 까투리도 볼 수가 없던 곳이다.

"'폴'! 한 번 들어가 봐라!"

날 '쓱' 쳐다보더니 영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는 듯이 들어가려고 하질 않는다. 다시 들어가라 이르고 오른 쪽으로 걸어 나갔다. 아내 정포는 늘 없던 곳이라 나를 따르지 않았다. 웬걸? 개가 들어가자마자, "꽈드등!!! 꺼겅껑껑!!!" 하고 소리를 지르며 장끼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빠지는 것이 아닌가?

"히야~! 요것 봐라! 이게 왼 떡이냐?"하고 생각하면서 천천히 총을 들어 리-드를 하니 잘 안 된다. 힘이 들어가나 보다. 다시 더 리-드를 했다.

"탕!!!" "명중!", 획~ 멀리 밀려나가 떨어지게 아닌가?

"여보! 축하해요!"

후! 다행이다. 리-드가 잘 안되어서 걱정을 했는데... 즉시 동생이 쫓아 왔다.

"형님! 잡았어요?"

"그래!"

"축하해요! 축하합니다! 근데 어디서 나갔어요? 어~라? 우리가 늘 뒤져 봐도 없던 곳인데..."

 산을 두어 구비 더 돌아 가파른 산길을 거의 다 내려 갈 무렵, 억세고 큰 가시 넝쿨이 앞을 막는다. 빠져 나가려고 넝쿨 아래로 막 고개를 집어넣는 순간, "꽈드등!!! 꺼겅껑껑!!!" 소리를 지르며 20m 앞에서 또 선달이 나가는 게 아닌가? 재빨리 빠져 나와 겨냥을 하니 너무 다급해 그만 헛방을 날렸다. "에라! 잘 가라!"고 다시 축포 한방을 더 터트렸다.

뒤에 있는 아내 보고, "여보! 왜 안 쐈오?"하니 아내는 내가 틀림없이 잡을 것 같아 그냥 있었단다.

이어 앞선 동생이 탕!, 뒤에 처진 노 선배님께서 탕! 탕!. 노 선배님 말씀, "못 잡았어요!"

과수원을 낀 산을 넘어가니 동생이 희색(喜色)이 만면(滿面)한 채 비닐봉지를 꺼내고 있다.

"얘? 잡았구나! 다행이다!"

"젤 큰 장끼로요!"

"축하한다! 축하해! 한방이 나길래 틀림없이 잡은 줄 알았어! 오늘 우리 형제는 횡재를 했네!"

노 회장님이 보시더니, "축하합니다! 형과 동생이 막상막하 구만! 우열을 가릴 수가 없겠네! 하여튼 두

분 형제들은 대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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