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사냥-개를 써서 하는 사냥-이 시작된 확실한 연대는 모르겠으나
그 시초가 적어도 5천년 이전이었음이 분명하다.
이집트에서 발굴된 고적에 개를 써서 사냥하는 조각이 있음을 보아도 개는 가축
가운데서 가장 오래된 것이며 맨 먼저 인류의 사냥을 도운 짐승이다.
그 당시의 조각속에 그려진 개를 보면 몸이 갸름하고 사지가 긴 날씬한 그레이 하운드
와 비슷하다.
지금도 이집트에 가까운 아프리카 지방에 야생의 개로서 그레이 하운드형의 한 종류가
있으니 이에서 이 종류의 개를 길들여 가축으로 만든 증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의 개사냥은 주로 어린 멧돼지.노루.여우.오소리.너구리.살쾡이(살기)
따위를 목표로 한다.
아무리 몸집이 큰 사냥개라도 호랑이.표범.곰 또는 장성한 멧돼지따위와는 체력이
엄청나게 틀려서 아무래도 맞설 수 없으며 무게 20여관. 어깨까지의 높이 3자 6~7치
나 되는 양종의 사나운 개일 지라도 호랑이나 표범에 대해서는 본능적으로 공포심을
가진다.
호랑이나 표범의 냄새만 나더라도 무서움에 이기지 못하여 기질이 약한 놈은 저도 모르게
오줌을 싸는 형편이다.
그러나 주인이 곁에 있으면 아무리 겁이 나더라도 서슴치 않고 행동을 하며,그 주인이
태연스러우면 그럴수록 더욱 용감해 진다.
그러므로 근래에 이르러 총기로써 하는 사냥에는 호랑이, 사자,표범,곰,들소따위 어떤
맹수의 사냥에든지 사냥개를 써서 많은 효과를 얻는다.
1934년경 가야산 북쪽인 경북 성주군 가천 어느 골짜기에 그 지방에 사는 개 사냥꾼이
개 네마리를 데리고 사냥갔었다.
그 개들의 종류는 필자가 직접 보지 못해 모르겠으나 아마 그 지방의 토종이었으리라.
그날은 골짜구니에 유난히 안개가 끼어서 지척이 보이지 않을 지경이었다.
간신히 한 큰 바위가 솟아있는 곳에 이르자 개들이 퍼그나 흥분되었으니 급박한 짐승의
몸냄새를 포착하였던 것이었다.
그 주인공이 보매 바위 밑에 큰 굴이 있는데, 개들은 평소와 달리 그 속에 들어가려 하지
않았다.
이 주인공은 아마 능숙한 사냥꾼이 아니었던 모양이라, 개의 태도로 미루어 굴속의 짐승이
무엇인지 판단할 능력이 없었다.
그래서 너구리 잡을 때 처럼 낙엽을 모아서 불살라, 그 연기를 굴속으로 들여 보내었다.
개가 들어가지 않으므로 짐승을 몰아내려는 작전이다.
평소와 다름없는 주인의 이같은 태도에 개들의 흥분도 저으기 진정되었다.
얼마 후 갑자기 굴속에서 누른 빛깔의 짐승 하나가 번개같이 뛰어나와 네 마리의 개와
한 덩어리가 되어 물어뜯고 굴고 하는통에 그것이 무슨 짐승인지 분간도 못한채 주인공은
끝내 평소와 다름없이 " 물어라!! 물어라 !! " 고 외치며 부추기었다.
오랜 싸움끝에 거꾸러진 그 짐승을 보니 바로 표범이었다.
주인공은 그제야 크게 놀라 죽어 쓰러진 표범 옆에 쉬 다가서지 못하였고
개들은 제가끔 상처를 핥고 있었다.
이 소문이 근처는 물론 경북 일대에 퍼지자 사람마다 " 개가 범을 잡았다 " 이 무슨 징조
일까? " 라고 매우 놀랐었다.
이 사실에 있어서 주인공이 처음부터 그것이 표범일 줄 알았던들 겁이나서 태도가 달라
졌을 것이며 따라서 개들도 그렇게 거침없이 싸울 용기가 결코 나지 않았을 것이다.
이렇듯 사냥개의 그 주인에 대한 신뢰성은 절대적 인 것이다.
(마이헌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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