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초원은 야생의 법칙이 존재한다

먹고 먹히는 대자연의 법칙

인간과 야생은 서로 경쟁하면서 동시에 공존하는 관계다

늑대와 인간도 마찬가지다

몽골에서 늑대는 징기스칸의 화신이다

동시에 유목민의 가축을 노리는 약탈자다

 

다르하드 초원에 늑대들의 약탈이 극성을 부리자

유목민들은 궁여지책 끝에 늑대를 사냥하기로 한다

그러나 그들은 단 한마리의 늑대만 잡는다

그것은 생존과 공존을 위한 몽골인의 지헤다

 

촬영팀이 유목민들과 함께 늑대 사냥을 카메라에 담기로 했다

잔뜩 기대를 하고 나간 늑대 사냥

대단한 장면을 기대하고 갔는데

그들의 늑대 사냥은 의외로 단순했다

늑대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숲에서 말을 탄 유목민들이 늑대를 몬다

그러면 늑대의 도주 경로로 에상되는 길목을 지키고 있던 포수들이 총을 쏜다

 

이 날 늑대 사냥에 동원된 유목민은 모두 8명

늑대 몰이꾼으로 3명

포수는 5명이다

 

촬영팀은 난감했다

누구를 따라가야 할지

카메라는 두 대였지만

몰이꾼에게도 카메라가 붙어야 하고

포수에게도 카메라가 붙어야 한다

그러나 포수 다섯명은 각각 흩어져

각각 예상되는 늑대 도주 길목을 노린다

그러다가 한 사람을 따라갔다

첫 사냥지였던 숲에선 늑대가 없었다

두번째 사냥지에선 늑대를 보긴 했지만 잡진 못했다

늑대의 도주를 카메라에 담아봤지만 숲속이라 늑대인지 개인지 구분되지 않았다

 

그렇게 숲을 헤메다

마지막 사냥지에서 가장 눈이 빛나는 포수를 따라 붙었다

총성이 들리고 멀리 늑대들의 도주가 보였다

한 마리 두마리 세마리

카메라에 잡힌 늑대의 모습은 작은 점에 불과했다

 

그러는 순간 내 바로 앞 숲에서 뭔가 뛰는 소리가 들렸다

얼떨결에 카메라를 잡고 소리나는 쪽을 봤다

이미 늑대는 숲을 따라 얼어붙은 강쪽으로 뛰고 있었다

카메라가 다시 얼음위를 뛰는 늑대를 따라 붙었다

동시에 들려온 총성

그리고 늑대가 맞았다

하지만 늑대는 여전히 뛰고 있었다

사냥은 실패한 듯 싶었다

 

"괜찮아요. 이제 저놈들도 놀랐을겁니다. 당분간 이 쪽 초원으로 오진 않을겁니다."

 

늑대를 쫒아내는 정도의 경고가 그들 늑대 사냥의 목적이었다

그런데 망원경으로 살펴보던 몽골인이 외친다

"뛰던 늑대가 안보여. 저기 어딘가에 쓰러진 것 같아!"

사람이 건너기엔 아직 설게 얼어붙은 강

그 강을 건넜다

그리고 약 1km 정도를 갔을 때

늑대가 쓰러져 있는 게 보였다

 

다르하드 초원엔 평화가 찾아왔다

다시 양들은 초원 위를 거닐었고 말은 달렸다

 

초원의 늑대

그들은 초원의 약탈자면서 동시에 유목민들의 우상이었다

 

 

 

몽골에서 늑대 사냥은 합법입니다.

일부 한국인들은 몽골까지 가서 늑대사냥을 즐긴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촬영 도중 제가 만난 몽골 유목민들은 단순한 늑대 사냥은 거부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생존을 위해서만 사냥할 뿐이더군요.

(=똠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