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삽살개, 대구삽살개로 바뀌나

그동안 지원했던 경산시 예산 끊을듯
대구선 "우리시 마스코트로 키우자"
경산=오해정기자 haedoji@chosun.com


천연기념물 앞에는 발원지 또는 집단 사육지의 이름을 종(種) 앞에 붙이는 것이 원칙이다. 1992년 삽살개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때 ‘경산’이 붙었다. 1985년부터 하지홍(51·경북대 유전공학과) 교수가 삽살개의 보존과 연구를 시작한 곳이 바로 경산시 하양읍 대조리에 있는 자신의 목장(4000평)이기 때문이다. 하 교수는 당시 8마리였던 삽살개를 현재 422마리로 늘렸다.

하지만 경산시가 내년부터 삽살개에 대한 지원을 끊으려 하고 있다. 경산시는 삽살개 보호·육성을 위한 작년 예산 1억4400만원의 30% 정도(70%는 중앙정부와 경상북도 지원)를 감당했으나, 내년부터는 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2003년 문화재청이 현재의 삽살개 목장 주변에 9253평의 토지를 추가 매입하라고 국비 1억8100만원과 도비 2327만원을 확보해 주었으나, 경산시가 시비 3700만원을 승인해주지 않아 국비와 도비마저 받지 못했다. 일부 경산 시의원의 선거 공약 중에는 ‘삽살개 농장 이전’이 나왔을 정도다.

반면 대구시는 2003년 10월부터 삽살개 관련 애견산업을 대구시의 차세대 선도과제(애완견 신종자 개발을 위한 유전공학 기술개발)로, 2004년 9월에는 산업자원부 주관의 지역혁신 과제(애견산업 기반조성사업)로 채택해 지원하고 있다. 김경민(43) 대구 YMCA 관장은 “천연기념물 삽살개가 1조원의 자원적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삽살개보존협회측은 대구시와 손잡고 2005년도 대구국제육상대회 마스코트로 삽살개를 지정할 것을 추진 중이다. 또 대구시에 조성될 테마파크에 경산에 있던 삽살개사육장을 옮기고 행정절차를 밟아 ‘대구삽살개’로 개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