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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1-05-29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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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자연환경과 야생동물
한 상 훈 (사단법인 한국환경정보연구센터 자연분과위원장)
한반도는 생태계 보고
지리적으로 유라시아 대륙 동쪽 중위도에 위치하고, 온대 기후대에 속하는 한반도의 한반도의 자연특성은 사계절이 뚜렷하고, 다양한 생물상과 우수한 자연환경이 있다. '백두대간'이라 불리우는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연이은 산악과 그로인한 동고서저의 지형, 삼면을 둘러싼 바다는 한반도의 생태계 다양성을 형성하고 있다. 과거 한반도의 생물상과 환경에 관한 고생물학적 연구가 아직 미비하나 최근 이땅의 지질학적 역사를 나타내는 중요한 생물화석이 북한에서 발견되었다. 파충류에 조류로의 진화과정의 중간단계를 상징하는 화석종인 시조새화석과 양서류에 속하는 개구리 화석이다. 이들 생물화석은 평안북도 신의주시 백토동 건설현장의 중생대 쥬라기지층에서 백고등중학교 학생들에 의해 발굴되었다. 시조새는 1억 5천만년전에 생존하였던 생물로서 세계적으로 공인되고 있다. 아직 전세계적으로 동유럽에 한하여 소수의 표본만이 알려져 있는 시조새 화석은 한반도의 고지리적 환경을 재현하고, 지구생물의 역사적 진화를 밝히는 중요한 단서와 함께 한반도의 고지리학적 위치를 정립하는 중요한 열쇠다. 뒤이어 발굴된 개구리화석 또한 한반도가 적어도 1억 5천만년전에 그당시 생물들의 진화의 진원지였음을 상징하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까지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는 가장 오래된 개구리 화석은 신생대 제3기(6천만년전) 이후의 것으로, 북한에서 발견된 개구리화석은 양서류의 생물진화과정과 한반도의 고환경 연구의 새로운 장을 열 것이다.
현존 생물종들의 다양성은 우수한 생태계와 함께 국토면적에 비해 높은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일본과 영국 등에 비해 종다양성은 면적당 종수는 비슷하나, 생태계를 구성하는 생물상들이 대륙적 성격을 유지하고 있다. 즉, 소형 동물에 비해 중, 대형동물의 종구성이 높다. 이것은 하부생물에서 최종소비자에 이르기까지의 생태적 먹이사슬과 그 서식환경이 양적인 면보다는 질적으로 우수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음을 나타낸다. 백두산은 그 자체가 '쳔연 박물관', 한라산은 '산림 박물관'으로 일컫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빙하기의 흔적생물
지금으로부터 약 200만년부터 만년전까지 한반도는 크고 작은 빙하기를 적어도 5회 이상 경험하였다. 빙하기에는 아한대기후대의 생물들이 백두대간을 타고 내려와 이 땅의 주인으로서 자리잡고, 빙하기와 빙하기 사이의 간빙기에는 아열대 및 온대성 생물들이 중국에서 황해를 거쳐 세력을 확산하여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하였다. 현존 생물들중 빙하시대의 유물 생물종으로는 동물에서는 사향노루, 백두산 일대의 우는 토끼, 양서류의 네발가락도룡뇽과 꼬리치레도룡뇽, 담수어류의 열목어와 산천어, 곤충의 장수하늘소와 남행서는 제주도 한라산에서만 서식하는 가락지나비, 산굴뚝나비, 함경산뱀눈나비 등이며, 식물로는 은행나무가 대표적 식물종이다. 이들 생물종들은 한반도의 생물상형성과정을 해결하는 중요한 고리를 풀 수 있는 시간지표생물종으로서 의의를 지니고 있다.
현존 생물상의 특징
한반도의 자연생태계의 우수성을 상징하는 생물로서는 그 무엇보다도 생태계의 먹이사슬의 최정점에 위치하는 대형 육식성포유동물종들의 다양성이 국토 면적에 비해 높다는 것이다. '산군'으로 경외하는 한국호랑이, 표범, 시라소니, 한민족의 모신적 존재인 반달가슴곰, 불곰, 무리를 짓는 생태적 습성으로 공포의 대상이 되었던 늑대와 같은 동물은 그 생존기반인 하부생태계가 건전하지 않으면 존재할 수가 없韁. 광복이전 조선총독부 해수구제기록에 의하면 1933년부터 1942년까지 10년간 전국에서 호랑이 8마리, 표범 103마리, 반달가슴곰 610마리, 늑대(이리포함)1141마리, 멧돼지 14380마리, 노루 31793마리, 대륙사슴 76마리가 포획되었다. 공식적인 포획숫자는 비공식적 포획숫자의 10%에 지나지 않는다. 이 땅위에 얼마나 많은 동물이 서식하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지난 10년전부터 유라시아 대륙의 중위도에 널리 분포하고 있는 등줄쥐의 유전자를 분석하여, 각 지역의 개체군간의 혈연관계를 조사중이다. 주목할 만한 결과는 조사한 국외의 등줄쥐들보다 국내의 등줄쥐집단의 우전적 다양성이 높은 사실을 발견하였다. 이는 한반도가 등줄쥐의 유전적 분화의 중심지 즉, 이 땅위에서 유라시아 전역을 향하여 등줄쥐들이 세력을 확산하여 그 결과 약 200만년에 걸친 환경에의 적응방산을 성취하여, 현재의 경작지 및 야산등 서식환경에서는 가장 우세한 생태적 지위를 자리잡고 있다.
사라져가는 야생동물
동요로 널리 알려진 따오기, 전세계에 단 3개체의 표본만이 존재하는 원앙이사촌, 들칠면조, 먹황새, 황새 등이 이미 이 땅에서 사라졌거나, 멸종위기에 처해있다. 호랑이는 북한에 10마리만이 겨우 생존하고 있으며, 표범은 남,북 합쳐도 채 30마리가 되지 않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반도 산림생태계를 대표하는 반달가슴곰은 남한에서는 멸종위기에 처해있다. 크낙새는 황해도 일대에 겨우 20마리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더욱 위험스런 일은 그들의 서식처의 환경이 날로 급변하여 훼손되고 있는 현실이다. 오세아니아대륙에서 북극지역을 향한 이동경로중 가장 중요한 중계지인 우리나라의 개펄은 몇 년 사이에 약 30%가 상실되었으며, 산림은 남, 북한이 자연성을 상실하고 있다. 생물들의 가장 큰 멸종위협은 첫째로 서식환경의 급격한 변화이고, 둘째가 남획이고, 생물종에 대한 가치의 인식부족도 큰 문제다.
남, 북한은 자연보호구, 천연기념물, 멸종위기야생동식물지정등 자연환경보호에 노력하고 있으나, 거의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아직 정부의 보호활동에 의해 멸종위기에서 회복된 생물종은 없다. 오히려 날로 멸종우기에 처하는 생물종의 수가 늘어가는 실정이다.
진실로 이 땅위의 자연을 보호하려면 환경에 관한 우리의 인식전환과 조기의 환경교육이 필요하다. 이러한 자연과 생물종들은 국민 모두의 귀중한 자연자산임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생명의 존엄성과 자연의 권리를 확산하는 활동이 절실히 요구된다.
한반도 자연환경의 현실과 미래
경제적 성장 일변도의 무분별한 개발과 대형국책사엄은 이땅의 자연환경의 원리 모습조차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로 훼손시켜 버렸다. 국토는 도로에 으해 갈갈이 찢겨져 있으며, 산림은 임업관계자들의 이해타산에 의한 대형송신탑설치에 의해 나날이 그 자연성을 상실해 가고 있다. 강과 하천은 동맥 경화증 환자와 같이 다목적댐과 양수발전댐, 하구언에 의해 이미 자연적 수질정화 능력은 기대해 보기도 어려울 지경에 처해있다. 무분별한 지하수개발은 이땅의 뿌리까지 오렴시키고 있으며, 개펄은 대규모 매립에 의해, 연안은 대규모 공단의 폐수방출의 결과 이제 그 어느 곳도 자연성을 간직한 곳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러한 환경훼손에 국가 기관이 앞장서고있다는 현실은 이땅의 환경미래를 참담하게 한다.
오늘날의 생활환경을 유지하기 위하여서는 개발은 불가피하다고 경제발전을 위하여 환경의 희생만을 강요하고 있는 일부 경제학자와 정책자 및 기업인들의 사고는 자연의 무한한 경제적 가치를 인식하지 못하는 무지의 결과다.
모르는 것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다만 아는 체하는 설익은 지식을 지혜로서 위장하는 것이 위험할 뿐이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인간도 한 생물이며, 생존하기 위하여서는 자연속엣 귀화해야만 할 운명적 존재이다. 한반도는 지구촌 그 어디보다도 자연생태계의 질적 우수성이 높은 곳으로 잠재적 복원력은 대단히 높다. 한민족은 이러한 우수한 자연환경속에 자리잡은 축복받은 민족이며,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우리 만족과 같이 자연을 찾는 민족도 없다. 단지 접근 방법을 잘못 선택하였을 뿐이다. 생물자원은 다른 광물자원과 달리 그 스스로의 증식능력에 의해 관리와 이용에 따라 영구적으로 인간과 공존할 수 있다. 지금 이 순간부터라도 우리의 생활자세를 반성하고, 선인들의 슬기로운 지혜를 본받아 자신부터 개선해 가면 반드시 우리들의 사랑스런 자손에게 아름다운 환경을 물려줄 수 있다. (이 글은 매일 환경일보 1998년 6월 5일자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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