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희(歡喜)

일상의 하루가 아니었습니다.

긴 밤 꿈속에서 무언가를 쫒고 무엇엔가 쫒기면서

가슴 졸이며 잠자리를 되돌아보면 아무런 흔적도 찾을 수 없던 날.

아무런 목표도 없이

날마다 걸어가는 그 거리에서

삶의 흔적이라는 것이 무슨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는

아침을 먹고

일을 하다보면 허기가 들어 점심을 먹고

시간이 되면 하던 일을 마치고 그 거리를 다시 걸어서 되돌아가면.

어제 밤 뜨던 달이

어슴푸레 실눈을 뜨고 별과 별 사이를 지나

온갖 상실감에 시달리는 마음속에 작으나마 위안이 되고픈 시간이 됩니다.

아크투루스(arcturus)

먼 우주 공간을 지나면서 빛의 알갱이가

하얀 화석으로 남아 내 마음속 응어리를 까만 닭의 미래로 응집시키려나 봅니다.

한 세상의 목동

밤하늘에도 이 세상처럼 보이지 않는 알력과

폭발할 것 같은 분노와 찢겨질 것 같은 갈등이라는 것이 너무 슬퍼서

한줄기 빛으로 목동이 별이 된 것처럼

한 번의 험난한 파국을 벗어나 45일을 기도하는 마음으로

그 많은 세상의 빛을 모으고 그 많은 죄를 용서하여 새 생명이 태어났으니

경축하지 않아도

땅을 밟을 수 있는 굳건한 다리를 주시고

세상을 밝게 볼 수 있는 두 눈을 주시고

세상은 바르게 볼 수 있는 마음을 주심에 대하여

진정으로 어떤 선물보다 경건한 환희를 뜨겁게 느낍니다. 사랑합니다. 병아리님들.

전에 품었던 알은 모두 실패하고 두번 째 나온 병아리들

(45일만에 만난 병아리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