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 망신살 뻗친 땡포 박 (2009년 2월 15일 맑음)

지난 일요일(2월 15일)엔 전 주 수요일에 꿩 한 마리를 잡은 근처인 금남면 대박리로 갔다.

미리 나가는 선달을 보고 너무 아쉬워 그 산 너머에 차를 대고 수색을 하였다.

그런데 이틀 전 온 비로 무척 미끄러워 산에 오르기가 힘들었다.

안전핀을 채우고 산을 오르고 보니 꿩이 붙을 것 같은 장소가 나온다.

아니나 다를까 '폴(후렌치 부리타니)'한테 쫓긴 선달 녀석이 급히 나르는 것이 아까 미리 난 그 꿩 같았다.

"푸드등!!!", "꺼겅껑껑!! 솟구쳐 옆으로 빠지는데 재빨리 총을 들어 방아쇠를 당기니,

“어랍쇼?”

총알이 안 나간다.

"이런 젠장!" 안전핀을 안 풀었다. 다시 풀고 허겁지겁 쏘니 맞을 리가 있나?

너무도 한심하다. 왜 안 풀었는지 모를 일이다. 이젠 정말 늙다리 짓거리만 하고 있는 건가? 얼마나 어렵게 만난 선달인데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인가?

한숨만 나왔다.

또 역시 아내 정포의 질책, "왜 다 올라와서는 안전핀을 안 풀어요? 정신이 있수? 없수? 사냥하려고 온 것 맞수?" 약만 무지하게 오른다.

대꾸하기도 싫다. 아내 정포도 너무 안타까워 속이 상했나 보다.

더 이상 만나지 못해 다시 장소를 옮겼다. 지난번 꿩을 잡은 곳으로.

온 산을 다 뒤졌으나 한 마리도 없다. 고개를 넘었다.

아주 근사한 엽장이 펼쳐지지만 인가(人家)가 없어 별로 기대를 할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달리 가볼 데도 없어 논을 따라 내려가면서 샅샅이 뒤져 가는데 벌써 논 세 구비를 먼저 돌아 내려간 '폴'이 큰 방죽을 내려다보고 멀리 포인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아내 정포와 나는 있는 힘을 다해 내달렸다.

'폴'이 왼 편 산 쪽으로 천천히 옮긴다.

벌써 아내 정포는 눈치를 채고 산에 미리 바짝 붙어 있다.

계속 소리를 지르면서...

다시 오른 쪽, 내가 서있는 곳으로 오다 말고 아내 쪽으로 가는 것이 꿩이 덤불 속에서 왔다 갔다 이동을 하는 것 같았다.

차츰 차츰 더 긴장이 된다. 얼마 만에 만난 포인인데....

"여보! 틀림없이 장끼일거야! 조심해!"

"폴! 들어가!"하고는 아내가 나무 가지를 집어던진다.

"꽈드등!!! 꺼겅껑껑껑!!!" 논 바닥에 낮게 붙어 무지 빠르게 나는데, "탕! 탕!! 탕!!!"' 아내가 두 방, 내가 한방! 어랍쇼! 그냥 간다.

"탕!!!" 내가 마지막으로 정말로 자신 없게 쏜 것이 운 좋게도 날개가 부러지는 것 같았다.

"선불이다! '폴' 앞으롯!!!"

젖 먹던 힘까지 다 해 달려가는데 '폴'은 떨어진 덤불로 들어가지 않고 산으로 오른다.

"야! 폴! 여기야! 여기!" 어~라! 장끼가 급하게 빠져 나와 도망가는 것이 보였다. '폴'도 봤다.

이런? 세상에! 어찌 이런 일이?

아이고, 꿩이 죽을 힘을 다해 다시 간신히 비실비실 나는 것이 아닌가? 이 땡포 박은 쏠 수가 없었다. 왜냐 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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